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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국토종주 자전거 여행
 
이름 : 신상철 2012-10-23 08:17:21, 조회 : 841, 추천: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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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우리국토 순례여행을 꿈꿔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4대강 강변에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전국여행을 자전거여행부터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을 추석연휴 때 자전거길을 따라 나 홀로 서울 부산간 국토종주길에 나섰습니다
국토종주길이 여러 면에서 참으로 유익했었다는 점을 감히 말씀 드리면서 여러분들께서도 한번 체험 해 보실 것을 추천하는 바 입니다
도로가 강변, 농로, 국도, 공원길, 터널, 철로, 과수원길, 농촌마을, 댐, 보, 전용다리, 등등으로 이어지며 가히 환상적입니다
혼자 다니는 사람도 많고 동호인그룹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사이 좋게 두세 명이 어울려 다니는 게 제일 많은 것 같았습니다.
길을 가다 차츰 뜻이 맞는 분들끼리 자연스레 동행하기도 합니다
간간이 외국인들도 보이는데 어느새 좋다는 소문이 외국에도 알려졌나 봅니다
출발 전 준비부족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대신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도중에 동행했던 팔십 노인은 여행을 위해서 4개월 동안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 어르신처럼 훈련을 많이 하고 떠났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이젠 아무리 먼 곳이라도 자전거로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고,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전거여행을 즐기면서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꼈습니다
국토종주 자전거 길은 앞으로 관리를 잘 해서 길이 길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중에 생소했던 것을 꼽으라면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인사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익숙치 않아 왠지 어색했지만 나중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지만 동료의식이 느껴져서 인지 서로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끝내고 기억나는 것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읍니다
새벽 안개 자욱한 강변
끝도 없이 이어 지는 그림 같은 길
전문사진사들을 불러모으는 코스모스길
가을걷이가 한창인 황금빛 논과 밭
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전원주택들
어릴 적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시골길
. . .
물론 너무 힘들었기에 기억이 많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중의 으뜸은 달성보 지나 합천창원보 사이 구간에 있는 MTB구간인데
즐겁고 특이한 경험이었지만 힘들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국토종주계획하시는 분께 참고할 만한 것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자전거가 부실하면 사고가 날수 있으니 출발 전에 브레이크 등 자전거점검을 철저히 해야겠죠
여행 중에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하고 다소 무겁더라도 여유 있게 배낭에 물과 음식 그리고 간식거리 등을 꼭 넣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욕심 내지 말고 해지기 전에 주행을 멈추고 숙소를 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숙소위치는 인증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이나 음식점에서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르고 정확한데 민박, 모텔, 여관, 바이크텔, 민가, 찜질방등을 이용하면 되고 너무 춥지 않으면 야영도 괜찮은데 도로변에 쉼터로 지어진 정자가 많으니 야행할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매일 밤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근처 숙박업소 정보를 인증센터 같은 곳에 많이 비치해 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숙박업소주인께서는 검토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방향을 잘못 알려줬다며 오토바이 타고 뒤쫓아와서 길을 정정해 주는 사람이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농로에서 이른 아침에 메뚜기를 잡고 있는 노인이 있기에 잠시 정차해서 관심을 보이니 1리터 페트병에 하나 가득 잡은 메뚜기를 보여주며 자랑합니다
불현듯 동네친구들과 들에 나가 메뚜기 잡던 어릴 적 생각이 나더군요
농로, 시골길에서 마주친 분들 중에는 먼저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게 아주 큰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았습니다.
이방인에게 인사하고 때론 따뜻한 격려의 말까지 해 주시다니 고마웠습니다
어느 식당에 들르니 자전거 점검해 주면서 피곤하면 식사하고 나서 한숨 자고 가라고 합니다. 맛난 음식에 별난 과일 등 이것 저것 푸짐히 서비스를 건네주는 참으로 인심 후한 음식점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인사성 밝은 젊은 자전거 동아리 회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녔고
새벽에 상주진입 전 동네어귀 정자에 앉아 쉬고 있을 때 걷기운동 중이시던 동네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고마운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버스에 두고 내린 헬멧을 찾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의 여러분들이 도와주셨는데 한결같이 친절한 것에 내심 많이 놀랐습니다
함안보로 향하는 길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과 합류해서 잠시나마 동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멋쟁이 청년과 허리수술까지 받으시고 인천에서 출발하셨다는 팔십 노인이었는데 이들도 도중에 만난 사이였다고 하였고 저도 금새 친해졌습니다.
◈국토종주 자전거 도로는 2012년4월 개통되었습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아주 먼 길인데 표지판과 쉼터 화장실 등등 깨끗하게 단장된 길이 참 대단해서 아마 직접 목격하시면 놀라실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치하는 사람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들이 있어 국토계획을 세우고 더불어 이런 길도 만들어 진 것 아닌가요?
자전거길은 전용도로가 대부분이나 전용도로가 아니더라도 도중에 끊기는 법이 없이 길이 이어집니다
안내표지판도 일정한 간격으로 있고 도로표면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국토종주라는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4박5일 여행일지를 간략히 적어 보겠습니다
▶첫째날 걱정 반 기대반의 심정으로 아침 일찍 분당 구미동 집을 나섰습니다
그림으로만 보던 인증센터에서 감격스럽게도 처음으로 인증도장을 받았습니다
인증센터는 자전거길가에 있는데 빨간색 전화박스모양으로 멀리서도 쉽게 잘 보이며 단순하고 예쁜 디자인이 매우 멋있습니다
양평방향길은 대부분 자전거전용도로이며 자전거전용으로 만든 한강다리도 있고 철길을 개조해서 만든 길도 있고 자전거전용의 터널도 있습니다
이포보 여주보를 통과하고 우회도로인 큰 고개도 넘고 넓디 넓은 강변공원을 지나니 해가 저물기에 길가 순두부 집에서 맛있게 저녁식사하고 그 집에 딸린 민박에서 하루 묶었습니다
▶둘째날 동트기 전에 출발하는데 이 구간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지루할 정도로 끝도 없이 계속 이어집니다
지역의 특성상 유난히 안개가 많은 곳이라고 하는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계속됩니다
강변 한적한 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한 동네도 지나고 탄금대를 지나면서 훌륭한 충주의 강변 시설을 보고 감탄합니다
무심코 앞서 가는 자전거를 쫓아 가다가 잠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 국토 종주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뒤를 쫓아 간 때문이었습니다
이화령에 올라서니 해가 막 서산을 넘어가기 일보직전인지라 서둘러 내리막길을 재촉하는데 내리막길은 올라온 길의 두어 서너 배 정도되는데 올라올 때 고생한 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F1 머신처럼 엄청난 속도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 동안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평지에 내려와서 보니 브레이크를 꽉 쥔 양손이 마비가 되어 감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곳에서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로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날 숙소에서 깜작 놀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연인즉, 짐을 놔두고 아래층 음식점에 갖다 온 사이 배낭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순간 혈압이 오르고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봤습니다. 방이 많은 민박집이라 순간 다른 방으로 착각했던 것 입니다
▶세쨋날 새벽에 길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문경읍이 보입니다
구불구불 읍내구간을 통과하니 넓은 평야가 나오고 새벽의 적막을 깨는 스피커소리가 한참 들리네요.
들어보니 요지는 막바지 농작물관리에 신경 잘 쓰라는 당부의 말이었습니다
유난히 과수원길이 많은 구간이다 보니 혹시 오해라도 받을까 봐 한번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통과했습니다
구미보인증센터에 도착하니 인증수첩을 판매하기에 구입했습니다
그 동안 인증도장을 저 나름대로 만든 수첩에 찍었었는데 사실 인증수첩에 찍지 않은 도장은 효력이 없을 것입니다
인증수첩을 진작에 구입했었으면 이 수첩에 인증센터 도장을 찍었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와서 인증도장을 찍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른 시각이지만 오늘 주행은 여기서 멈췄어야 했습니다.
괜히 늦은 시각까지 고생했으니까요
늦은 저녁식사하며 찜질방 위치를 물으니 위치를 친절히 알려주더군요.
▶네쨋날 찜질방의 넓은 홀에는 커다란 통나무가 6개정도 있었습니다.
혼자 밤9시 TV뉴스를 보고 나서 일찌감치 통나무 뒤에 자리잡고 누웠습니다.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대여섯 명이 통나무마다 매미처럼 붙어 자고 있네요.
그 분들 중 한 분이 자면서 이를 가는 것 같은데 도로공사현장에서 전동공구로 도로굴착 작업하듯이 요란했습니다
새벽3시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아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안내데스크에 근무중인 분께 여러 가지 물어보니 자세히 알려줍니다
시원한 강바람에 맞으며 잘 가꿔진 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천천히 계속 달리니 어느새 달성보에 도착합니다
잠시 후 MTB 구간을 통과하게 되었는데 산길 12Km는 참으로 멀더군요.
이 길은 기억에 많이 남고 얘기 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예정보다 일찍 합천보에 도착해서 보니 아직도 한낯이라 다소 이른 시각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여기서 멈췄어야 했습니다.
도중에 만난 3사람이 합의하여 길을 우회하기로 했는데 우회길이 너무 멀다 보니 그만 길을 잃었고 덕분에 고생 고생하며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선사 받았습니다
밤 9시쯤 함안보를 10Km 남겨두고 남지읍에 숙소를 잡았는데 어깨와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답니다
▶마지막날 “창고 문을 열어 둘 테니 깨우지 말고 자전거를 꺼내 잘 가시라"는 말을 깜박 잊고 초인종을 눌러 주인을 깨웠답니다
인사하고 출발하는데 어쩌다 보니 강 건너편에 있는 안전한 자전거길을 놔 두고 위험한 국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일단 창년함안보를 지나니 평탄한 길의 연속입니다
강변 따라 조성되어 있는 길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고 군데 군데 쉼터 정자 그늘막 전망대등이 만들어져 있어 이를 만든 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며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부산에 점점 가까울수록 사람도 많아지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아지더니 어느새 왕복 2차선 자전거길이 교통정체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를 들리고 부산서부터미널로 되돌아 오는 길에 우박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는데 마치 목표달성을 축하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7시 막차를 타자마자 금새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밤11시 반포 고속버스 터미널이었습니다
▶드디어 반포에서 분당 구미동집까지 국토종주의 마지막 주행이 시작됩니다
한밤중인데 간간이 자전거 타는 사람도 보였고 애완견 산책시키는 사람, 데이트 즐기는 연인 등등, 특히 학교근처를 지나니 학생들이 무리 지어 다니기도 합니다
한밤중에 가로등불 밝은 탄천의 자전거길은 낭만이 있습니다
새벽3시쯤 집에 들어서니 깊게 패인 주름살과 지저분한 수염, 검게 탄 얼굴을 보자마자 식구들이 놀라는 듯합니다.
다행히 우리집 강아지도 얼굴을 알아보곤 꼬리치며 알아봅니다
저 나름 평가하기에 성공적인 국토종주 완주였다고 자부하며 내년에도 같은 길 또 다녀 오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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